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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출산 육아

40주 4일에 자연분만 출산 (GM제일 산부인과)

by 시간재벌 2022.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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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예정일은 7일이었고
10일날 산부인과 검진갔을때 내진하고 자궁문이 1.5cm 열렸다고 했다.
10일 저녁 11시쯤 이슬이 비쳤고, 그 뒤로 좀 더 규칙적으로 진통이 왔다. 밤새 진통때문에 자꾸 깼다.
새벽6시쯤부턴 진통간격이 5분정도 됐고 잠을 제대로 잘수가 없었다.
아침 일찍 병원가야지 하고 참았다가 출산센터에 전화를 했는데
초산은 늦게 열린다고 천천히 오라고 해서 조금더 있다가 오전 9시까지 병원에 갔다.

태동검사하고 내진검사하니까 자궁문 2.5cm 열렸다고 입원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바로 병실가도 되고 근처 산책하며 걷고 점심먹고 2시까지 와도 된다고 해서


남편과 공원에서 1시간 가량 걷고 점심먹고 2시 전에 들어갔다.


입원하자마자 태동검사하고 아기 내려오게 하려면 계단오르기나 걷기를 좀더 하라고 했다.

위사진. 태동검사를 할때 측정기인데, 수치가 계속 변한다. 아래 파란숫자는 내가 진통을 강하게 느낄때 같이 숫자가 커진다. 너무 아플땐 100을 찍고있었다ㅜㅜ


남편과 계단오르기를 하는데 움직일때 진통 간격이 5분으로 더 자주 왔다. 그래도 그때까진 천천히 호흡하며 참을만 했다.


오후 3시 반까지는 그래도 진통이 참을만 했다. 그리고 담당의사쌤이 오셔서 내진을 했는데 자궁문이 4cm 열렸다고 했다. 그런데 아기가 밑으로 안 내려왔다고 했고 내진하다가 양수가 터졌다. 분만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촉진하기 위해서 일부러 터뜨리신것 같다. 그때 깜짝 놀라게 아프고 따뜻한 물이 울컥 나왔다. 그 이후로는 진통이 더욱 쎄지고 진통간격이 짧아져서 심하게 아프고 힘들었다. 정말 이때부터가 진짜 고통의 시작이었다.


4시 이후부터 출산하는 10시까지가 정말 지옥같은 고통의 시간이었다. 양수가 터지고 나서부턴 진통이 너무 강해져서 도저히 호흡법으로도 견디기가 힘들었다. 게다가 1~2분간격으로 진통이 너무 빨리 와서 속수무책이고 절망적이고 체력이 점점 떨어져갔다. 태동에도 진통이 같이 왔다. 너무 아파서 저절로 눈물이 흘렀다. 무통주사만이 살길인 것 같았다. 지금이라도 수술을 해야하나 고민하면서 울었다. 옆에 나와 비슷한 시간에 온 산모는 진통을 견디다 수술을 하러 갔다. 입원실에 저녁을 신청해놨는데 저녁이고 뭐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내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6시쯤 무통주사를 놔주셨다.
무통주사가 천국이었다는 사람도 있고 감통이었다는 사람도 있고 개인차가 있는데 나에게는 정말 천국이었다. 무통주사를 맞고 5분도 안돼서 나는 감통되더니 진통이 안느껴져서 살았다는 생각에 너무 행복했다.


무통주사를 맞고 진통간격이 너무 길어져서 촉진제도 같이 맞았다.
무통주사는 보통 2시간가량 효과가 있다고 했다. 나는 1시간 반가량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잠을 잤고
8시 전에 깨서는 아기를 내려오게 하는 자세를 계속 취했다. 마취는 했지만 다리를 움직일수 있었고 진통도 잘 안느껴지니 뭐든 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통이 없을때 뭐든 해서 얼른 출산하고 싶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니 또 서서히 진통이 느껴졌다. 촉진제의 효과로 더 강하게 진통이 자주 오기 시작했고 이때 간호사선생님이 출산하는 자세와 힘주기 방법을 3가지 정도 알려주셔서 따라했다. 똑바로 누워서 하는 자세, 옆으로 누워서 하는 자세, 침대에 걸쳐앉아서 하는 자세가 있었는데 다 시도해보다가 앉아서 하는 자세로 계속 힘주기를 했다.
문제는 진통이 와서 아플때 힘주기를 해야한다는게 참 고통스러웠다. 진통이 너무 강해서 가만히 있어도 죽을것 같은데 그때 있는 힘을 다해 애기를 밀어내야 했다. 그게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너무 고통스러워서 다 포기하고 싶고 팔다리가 떨리면서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 이때가 제일 힘들었던것 같다. 거의 오열하듯이 살려달라고 애원했고 고통이 올때마다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하며 힘들어했다. 그 모습을 남편이 안쓰럽게 바라봤다. 그렇게 아기 밑으로 밀어내는 힘주기를 여러번 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간호사쌤이 오시고 이제 진짜 출산하자고 하셨다. 너무 아파서 정신이 혼미하고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 절망적이었다. 그래도 간호사쌤이 힘주기 잘한다고 칭찬하면 이제 곧 끝나려나 싶어서 안간힘을 다했던것 같다. 진통으로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간호사쌤께 혼나가며 힘주기를 반복했다. 소리를 지르지 말고 호흡으로 밀어내기를 하라고 하시는데 너무 아프니까 소리가 자꾸 세어나왔다. 진통을 겪는 상황이 되면 생각과 다르게 몸이 안따라주는걸 느꼈다. 이때 목도 쉬었다.

간호사쌤이 아기 머리가 보인다고 했던것 같은데 그때쯤 담당의사쌤이 오셨다. 뭔가 본격적으로 출산하는건가 싶었다. 열상주사를 맞았고 마취하고 찢은것 같다. 내 예상으로는 의사쌤이 9시 30분쯤 오신것 같고 30분도 안돼서 아기를 출산한것 같다. 따뜻한게 울컥 쏟아지는 느낌이 나더니, 아기를 내 배위에 올려주셨다.
11일 저녁 10시 2.8kg 50cm의 여자아기가 태어났다. 내가 아기를 낳았다는게 실감이 안나고, 얼떨떨하고 무엇보다도 고통이 끝났다는 기쁨이 제일 컸다.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이 아기의 영상을 찍고 탯줄을 잘랐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눈을 떴고 머리숱이 많고 눈동자가 쌔까맣던게 인상깊었다. 아기는 조금있다가 짧게 울고 멈추더니 눈을 말똥말똥 뜨고 요리조리 쳐다봤다.
신청했던 제대혈 체취를 하고, 태반빼고 꼬매는 후처치로 마무리됐다. 드디어 끝났다는 생각에 시원하면서 얼떨떨하면서 기분이 이상했다.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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